SF (2020)
1. 19세기 인적이 드문 새벽, 바람이 심한 벼랑 끝에 한 사람이 서 있다. 흔들리는 램프 불빛에 의지해 나무와 천으로 만든 기계를 들여다본다. 우스꽝스러운 둥근 날개와 밧줄로 얼기설기 연결된 땅딸막하고 못생긴 기계이다. 그는 밧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나사를 조인 후, 안장에 앉아 양손으로 지지대를 움켜쥔다, 시간 여행을 출발하려는 참이다. 그가 밧줄을 풀자 시간이 고삐에서 풀려난다. 그는 '검은 눈'과 드문드문 보이는 흰머리 말고는 특징을 알 수 없다. 그저 시간 여행자일 뿐이다.
2. 우리는 문학과 영화에서 아주 수월하고 능숙하게 시간을 넘나든다. 시간 여행은 신과 용만큼 오래된 옛 신화에 뿌리를 둔 고대 전통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시간 여행은 근대의 환상이다. 시간 여행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95년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이다. 웰스는 램프를 밝힌 방에서 타임머신을 상상하면서 그와 더불어 새로운 사고방식을 창안했다. 미래로 여행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뉴욕타임스의 평론가는 이 웰스의 타임머신을 비행접시의 골동품 격이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초기 무동력 항공기의 모습처럼 보인다.
3. 존 윌리엄 던(john william dunne) 은 초기 무동력 비행기의 선구자였다. 던은 웰스와 친분이 있었으며 19세기 말에 글라이더와 복엽기를 제작했다. 던은 비행을 시작한 이후로 이따금 환각 속에서 미래의 사건들을 보았다. 그는 자신이 미래의 시간을 경험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1927년 자신이 겪은 것을 바탕으로 『시간 실험』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시간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허무는 것이며, 과거와 미래는 시간 차원에서 동시에 존재한다고 얘기한다. 나는 던의 글을 읽으며 상대적 시간과 심리적 시간, 압축 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과거투시』라는 가상 기술에 대해 상상하게 되었다. 과거를 카메라로 찍듯이 본다는 건 현실적으로 아직 불가능하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138억 년 된 빛을 모아서, 빅뱅 직후에 만들어진 빛과 입자들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린 이미 과거를 보고 있다. 나는 이 개념을 차용해 던이 글라이더를 이용해 미래를 보았듯 초기 무동력 비행기를 연구한 이들을 시간 여행자로 가정하고 그들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SF (2020)
1. A person is standing on the verge of a windy hill at dawn when there is hardly anybody in the 19th century. He looks into a machine made of wood and cloth with a flickering lamplight. It is a short and ugly machine attached with funny rounded wings and roughly woven with a rope. He tightens up the rope and screws, and grabs the support with both hands while sitting on the straddle. He is about to go on a journey. Once he unleashes the rope, the time unravels from the straddle. He is hardly recognizable except with his ‘black eyes’ and the gray hair seen here and there. He is just a time traveler.
2. We crisscross the time easily and cleverly in literature and films. Time travel is felt like some ancient tradition rooted down in as old as mythologies on deities and dragons. Yet, time travel is a modern fantasy. The words of time travel first appeared in Herbert George Wells’ <Time Machine>(1914). The author came up with a new way of thinking while imagining a time machine in a room lit with a lamp. What would happen if one could travel into the future? How would the world look like? A New York Times critic described the time machine of Wells as something like an antique. Yet, to me, it seems like an image of a non-power-driven airplane.
3. John William Dunne was a pioneer of early-day non-power-driven airplanes. Dunne knew Wells, and produced gliders and two-winged planes at the end of the 19th century. Dunne saw incidences of the future sometimes in hallucination after starting on flight. He thought he experienced the future. He published <An Experiment With Time> based on his experiences in 1927. He said that as long as what he experienced is true, it is to break down the existing perception of time, and the past and the future coexist in temporality.
While reading Dunne’s, I thought about the relative time, psychological and the time that can be compressed. And paradoxically, I have come to imagine the virtual technology of “looking into the past.” It is realistically impossible to see the past as if to take a picture of it. Yet, we are already seeing the past in that scientists gather the 13.8 billion-year-old light and research on the light and particles made immediately after the Big Bang. Appropriating this concept, I decided to assume that researchers of early-day non-power-driven airplanes as time travelers and look into them, just like Dunne saw the future by using his gliders.
George Cayley_피그먼트 프린트_50×40cm_2020
SF2_Alphonse Penaud_피그먼트 프린트_125×105cm_2020
SF3_John William Dunne_피그먼트 프린트_125×105cm_2020
SF4_Percy Sinclair Pilcher_피그먼트 프린트_105×135cm_2020
SF5_Percy Sinclair Pilcher_피그먼트 프린트_105×135cm_2020
SF6_Wilhelm kress_피그먼트 프린트_150×150cm_2020
SF7_Otto Lilienthal_피그먼트 프린트_150×150cm_2020
SF8_George Cayley_피그먼트 프린트_105×130cm_2020
SF9_George Cayley_피그먼트 프린트_150×150cm_2020